책상에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로 더워 드디어 폭염이 시작되나보다 그랬다. 그러나 천둥과 강풍을 동반한 비가 어제 밤새 내렸다. 내일 학교는 다 갔구나 했었는데, 그랬는데, 왠걸 다시 염천이다. 완전히 쭉 더운 것도 아니고 완전히 쭉장마도 아닌, 이런 걸 두고 옛날 사람들은 '같기도 날씨'라고 했다지. 믿거나 말거나.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데 좀 끔찍하다. 세상 일이라는 게 열심히 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4월, 5월, 6월. 참 힘들었다. 다 때려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는데 확실히 신은 내편인 것 같다. 7월부터는 밥벌이 걱정 그만하고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곧 찜통더위가 시작되어 책상에만 앉아 있기 힘들겠지만, 기숙사에서 5분만 걸어나가면 사진 속의 숲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타마가와 조스이(玉川上水) 지역에 조성된 숲길에서 찍었다. 타마가와 조스이(玉川上水)는 에도시대에 도쿄의 상수도 역할을 했던 곳인데 지금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숲길은 맘 먹고 걸으면 편도만으로도 서너시간이 걸리는데 나는 대개 왕복 한시간 코스를 택해서 걷는다. 숲길 옆으로 강폭이 약 2m 정도에 수심이 그리 깊지 않은 내가 흐른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아서인지 어른 팔길이만한 물고기들이 물길 아래위를 아주 여유롭게 헤엄쳐 다니는데 그 수가 생각보다 많다. 이곳에 연노란 빛깔의 물고기가 딱 한마리 사는데 이 놈을 본 날은 기분이 좋다. 

오늘도 학교에서 오는 길에 굳이 길을 돌아 여길 들렀다 왔다. 어제 비가 와서인지 물이 맑아진 데다 그 물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내 듣기에 무우척이나 좋았다.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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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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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품CEO 2009/06/23 2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 말이 진실이라면 오순이가 제일 좋지 않을까? ^^
    그 하고싶은 공부 실컷하면서 (그것도 장학금 받아가며) 여기저기서 같이 일 좀 해볼려고 제안이 쇄도하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사는거 싫어? ^___^

    • 윤오순 2009/07/05 0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거창한데? 김대표 주니어들은 무럭무럭 잘 크고 있지?

  2. 윤식 2009/06/24 1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위에 몸 건강히 잘 지내기를...
    그래도 방학이 있음에 위안을..물론 공부는 방학이 없지만....

  3. 알로하 2009/06/25 2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숲이 정말 멋있다. 가까운 곳에 이런 숲이 있다면 나 같아도 좀 돌아가더라도 숲을 관통하며 다니겠다. 간만에 눈 씻었네^^ 그나저나 엄마는 어떠셔? 니 맘이 다 타겠다. 건강하시라고 늘 기도드려라. 그리고 생일날 미역국은 잘 먹었어? 내 달력에는 여전히 똥글배기가 쳐 있는데, 깜빡하고 이제야 안부를 전한당. 친구야, 암튼 늘 그 말 같지만 늘 그 맘으로 응원한다. 힘 내라!

  4. BlogIcon 꽃사람 2009/06/26 15: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쪽이 여쪽보다 훨 더울텐데... 그래도 가까운곳에 쉴곳이 있다니 부럽기도하고.
    잘 지내죠?
    공연관련해서 물어봤던건 다 끝냈어요. 그래도 신경써줘서 땡큐!
    다른공연 다시하게 되면 그때도 부탁해요~

  5. Dodasia 2009/06/27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니는,, 괜찮으시고요? 7월부터 연구몰입 기원입니당. 화이팅!!

    • 윤오순 2009/07/05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엄마 괜찮으시대. 땡큐.
      더운데 몸 잘 챙기고, 공부 너무 심하게 하지 말고.

  6. 2009/07/03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