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매거진2580 2005. 8.7 일요일 오후 10:40~
[2580이 전하는 세상이야기]-태호의 도전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팔도 없고 양발가락도 네 개씩 8개뿐인 태호를 보고 시선을 고정할 수밖에 없었다. 양 팔이 없는 태호는 몸을 데굴데굴 굴려 이동한다.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살아 남았고, 앉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TV 속의 태호는 앉아 있었다. 이제 다들 이 꼬마가 설 수도 있을 거란 욕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수영으로 재활치료를 돕는 선생님은 태호가 수영선수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도 갖고 있었다.
어린 태호는 조그만한 발가락에 숟가락을 끼워 밥을 퍼 올리면서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거부했고 어설픈 양치질을 보고 도와주려고 해도 "괜찮아요, 제가 할 수 있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런 의지가 태호를 살아남게, 그리고 앉아있을 수 있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처음 시설에 왔을 때 팔도 없고, 발가락 수도 맞지 않는 태호는 얇은 거즈 수건에 덮힐 정도로 작았다고 한다. 당시 고등학생인 미혼모에게 태호는 너무나 벅찬 일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태호는 구개열 수술 덕분에 말도 곧잘 하게 되었고 노래를 해서 용돈을 받아 내기도 하는 등 주변을 즐겁게 하는 재주도 가지고 있었다. 원장 스님은 가끔 힘든 일에 봉착했을 때 태호를 떠올린다고 한다. 앞으로 태호가 살아가면서 맞이할 난관에 비하면 이런 일은 사치에 불과하다고. 태호와 결연 가정을 맺고 있는 사람들도 태호 덕분에 가정에 활력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태호한테는 그런 힘이 느껴졌다.
태호는 다른 사람과 뭐가 달라요, 라고 PD가 물었더니 "저는 팔이 없어요, 발가락이 네 개예요´라고 씩씩하게 말한다. 어른들도 인정하기 힘든 ´다름´을 태호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팔이 없어 불편하지 않아요" 했더니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했더니 "예!!!"라고 다시 한번 씩씩하게 대답했다.
태호의 꿈은 아빠가 되는 거다. 아빠가 되어 넥타이를 메고 운전을 하고 싶단다. 일반인들에게는 소박한 꿈이지만 태호에게는 어쩌면 쉽지 않은 일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TV를 보며 그런 확신이 들었다. 저 놈은 꼭 성공할 거라고. 어른들한테 느낄 수 없는 강한 삶의 의지같은 게 엿보였다.
"괜찮아요, 제가 할 수 있어요"라고 씩씩하게 말하던 태호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10년, 아니 20년, 30년이 지난 후 태호의 모습을 꼭 다시 보고 싶다. 건강하게 잘 살아라, 태호야!!!
태호가 사는 중증장애아동 요양시설 상락원 홈페이지
http://www.srw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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